굶어죽지 않기 위한 놈놈놈 자체생산 블로그입니다. 근데...공부좀 하자;;; 여성향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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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서대로.











"하아앗!"


퍼억, 하고 나무 곤봉이 부서질 듯 거칠게 맞부딪혔다. 츠륵, 하고 미끄러져 내려가던 곤봉이 아까부터 둔하게 움직이던 상대 소년의 손등을 찍었다. 조금 굽혔다가 튕겨오르는 몸놀림에 뒤로 나동그라진 소년이 일어날 엄두도 내지 못한 채 터진 입술을 짓씹었다. 눈도 깜박이지 않고 눈앞에 펼쳐지던 대결을 응시하던 금발 소년의 시선이 무심한 표정으로 곤봉을 바닥에 내던지는 소년의 뒷모습을 쫓았다.


"뛰어난 승부였다, 스톰섀도우. 더 성장한 것 같구나."
"감사합니다."


기쁨도, 흥분도 묻어있지 않은 단정한 대답과 함께 소년이 허리를 숙여 보였다. 고개를 끄덕인 스승이 자리에서 일어서고, 이내 시종 소녀로부터 목수건을 빼앗듯 잡아챈 그가 수돗가로 향함과 동시에 전체 수련생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수련장 바닥을 치우고 곤봉과 여러 무기들을 정리하기 위해서였다.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는데, 귓가로 거친 목소리가 날아와 꽂혔다.

 

"그래봤자 하등한 씨 주제에 잘난척은..."
"저 새끼 조선에서도 상놈 새끼라며?"
"어쩌다 저런 게 여기까지 들어와 섞인다냐. 더럽게."

 

소년은 소리가 들려온 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일순 말소리가 잦아들며 경원시하는 시선만이 소년의 얼굴을 훑고 지나갔다. 외모만으로 다른 아이들과 선명히 구분되는 자신을 다른 아이들이 껄끄러워하고 있음을 소년은 이미 알고 있었다. 이렇듯 그들의 대화가 귀에 들어올 정도로 가까이 있었던 것도 실로 오랬만이었지만, 그 내용은 되려 소년의 입 안을 씁쓸하게 했다. 소년은 다시 고개를 들어 머리 위로 물을 끼얹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이상한 일이었다.

이 도시의 본질을 가장 깊이 담아내던 그 눈동자가 이방인의 그것이라는 것은.

 

그의 고향은, 멀지 않은 대륙에 이어진 작은 반도라고 했다. 힘없고 작고 약하며, 비굴한 인간들만이 가득한 노예의 땅이라고 했다. 가까이 있지 않았지만 누구나 그 존재를 알고 있으며, 멀지 않으나 이 땅의 인간들이 경멸하고 경원시하는 땅이었다. 그는 그땅에서 태어났고 이곳에 버려졌다고 했다. 그래서였을까,

그에게서 보았던 절망같은 어둠은 그것이었을까. 너도 네가 있을 곳을 그리워하고 있었을까.

 


사실이기를 바라는 바램이 뒤섞인 편파적인 추측들이었다. 지독하게 빨리 어른이 된 그 소년은 단 한 순간도 외로움이나 그리움, 간절함 같은 연약한 감정을 내보인 적이 없었다. 되려 그의 눈 속에 담긴 어둠은 슬프고 위태롭기보다 단호하고 차고 깊어, 이 도시가 이방인에게 하듯 무신경한 냉정함만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 어찌할 수 없는 마음이 부질없는 바램을 만들어냈다. 그와 같은 겉모습을 가장한 자신의 내면에 이런 간절함이 불타고 있듯, 너도 -


너도, 나와 같은 감정을 지니고 있다면.


이 속한 곳 없는 공허함과 그리움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어서.

 











나름 정글일듯 싶던 그 아이들이 많은 도장ㅎ같은 이방인이란 사실에 스톰에게 (혼자)친근감 느끼는 스네이크아이즈.
 
하지만 섀도땅은 자기를 버린 나라에 대한 그리움따위 없을 뿐이고.

아직까지는 스톰섀도우가 1등이고 스네이크땅은 2등.

by 아나로즈 | 2009/08/28 16:04 | 토막글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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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이카 at 2009/10/10 12:56
아악 로즈님....
저도 처음 그 장면 영화에서 볼때 아니 쟤는 한국사람인데 수련은 일본에서 하네? 이건 뭐지? 라고 생각했던... 게다가 스승님이 한국말도 알아듣고...
그런 의뭉스러운 장면을 이렇게 분위기 있게 묘사하시다니...

그나저나... 24일인가 시작한다던... 아이리스 있잖아요.
저 아무래도 심히 낚일 것 같아서 못 보겠어요 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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