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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 하셨어요.


작년 이 이글루를 드나들던 분들 중 몇몇 분은 오늘 큰 일 치루셨겠지요?

수능 치고 오신분들 모두다 토닥토닥토닥.

모두 다 잊고 오늘은 좋은 꿈 꾸시길. 점수 까짓거 별거 아니랍니다.


by 아나로즈 | 2009/11/13 00:35 | 잡담 | 트랙백 | 덧글(12)
삼총사 - 너무도 현실적인 그들의 이야기



영웅의 세계는 참으로 심오하죠. 

잘 생긴데다 곧고 고귀하고 순결하고 아름답고, 정의롭고 조건없이 사랑하고 우정을 나누지요. 돈, 명예, 출세, 영화, 그런 것은 상상하지 않고 오직 정의와 사랑과 우정이라는 단어들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그들의 세계일 듯 싶었습니다. 


저만 그랬나요? 저는 오랫동안 삼총사가 네 친구의 영웅적이고 고결한 우정 이야기인줄만 알았습니다. 조국을 구하기 위해, 서로를 위해, 사랑을 위해, 목숨을 걸 수 있는, 그런 로망 말입니다. 나쁜 놈들은 밀라디와 리슐리외 추기경인 줄 알았고, 그들 네명은 악과 싸우는 영웅인 줄 알았죠. 영화든 만화영화든, 그렇게 전형적인 모습으로 많이들 보여주잖아요.

어렸을 적 신화와 모험 이야기 안 좋아했던 애들이 있겠냐만은, 저는 이런 쪽 이야기를 많이 좋아했거든요. 그땐 책도 자료도 없었지만. 그래서 삼총사 완역본 나왔을 때, 저는 오오오오오! 했더랬습니다.

삼총사가 원본이 소실되어서 판본이 제각각이라니까, 제가 읽은 책을 밝혀둘까요. 민음사에서 나온 삼총사(전 3권) 입니다.


그런데.......다시 읽으니까. 이게 아동용이 아니더라구요?!ㅎ


달타냥과 삼총사, 이 이름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요. 워낙 유명한 이야기라서, 이미 읽었거나 내용을 알고있다고 생각하기가 쉽더라구요. 하지만 아니었어요. 이제껏 삼총사에 대해 가진 이미지가 있다면, 아주 와장창 깨지는 경험을 하실 겁니다. 도입부부터 아주 저의 환상을 두드려 깨 주더군요. 달타냥이 자신의 세 친구들을 출세의 발판으로 삼을 생각이었다, 는 묘사가 나왔을때, 엉? 하고 전율이 일었습니다. 이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다 읽고 난 감상은, 달타냥과 삼총사에 대한 환상이 있다면 꼭 읽어보시거나 절대로 읽지 마세요, 였습니다. 자, 그럼, 아래부터는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하시고. 





 
세세한 줄거리와 상황 묘사는 생략할까요. 큰 스토리라인은 다들 아실 테니까. 가난하지만 순진하고 정의로운 우리 달타냥은 어디 가고 출세의 꿈을 안고 상경한 시골 젊은이가 있었습니다(가난하고 줄도빽도 없는데다 성깔마저 더러운). 내가 알기론 얘 성격 급하고 경솔하지만 곧고 밝았는데, 이건 아주 신중하게 머리를 굴려주는 사바사바의 달인이....... (트레뷔유 총사 대장을 처음 만났을때 대놓고 아부하는데, 내 속의 고결하고 자상하신 그분은 그 아부에 기분이 좋아지시기까지 했습니다!)

달타냥은 철저히 출세지향적 인간입니다. 대가 없이는 일하려 하지 않고,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도 가리지 않죠. 밀라디의 불쌍한 시녀 케티를 거리낌없이 이용하는 그의 모습은 정말 비열했습니다. 자기를 사랑하는 여자의 순정을!!ㅠㅠㅠㅠ 

그럼 우리 영웅 삼총사들은 어떨까요. 아토스만 그나마 그 고결함을 유지할 뿐.......나머지 둘은 영 아니었습니다. -o- 포르토스는 허영에 찌든 바보인데다 아라미스는 사이비 성직자(후보)더군요. 성직자의 꿈을 버리지 않았고 언제나 신부가 될 꿈을 꾸고 있다면서!! 왜 한군데도 아니고 여러 군데 애인을 만들어놓고 열심히 만나러 다니는 건가요!!!!


이건 별 것도 아닙니다. 오십 넘은 아줌마를 돈이 많다는 이유로 애인으로 꿰차고 남편 죽기만을 목빠져라 기다리는 포르토스, 기껏 돈 모아두니 노름해서 다날리는 포르토스, 돈 내놓으라고 인색하게 군다고 (50넘은)애인에게 행패부리는 포르토스는....영웅의 면모라고는 손톱만큼도 보이지 않았...... 오죽하면 밀라디가 달타냥과 아토스는 죽이고, 아라미스는 약점을 쥐고 있으니 살려두는게 좋고, 포르토스는 바보니까 내버려둬도 상관없다고 말했을까요. 그런데 저도 아픈 가슴을 부여잡고 동의해야 했습니다;;;;

그나마 아토스는 원작에서도 그의 고결함과 무게감을 어느 정도 유지해 주었고, 술 먹고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달타냥에게 한 다음날-(고의였는지 아니었는지는 알수 없다만) 달타냥의 말과 돈을 모두 노름에 걸어 달타냥의 심장을 들었다 놨다 했던 그의 매력은 멋지기 그지 없었지만....


어찌되었든, 윗 이야기를 다 접어두고서라도,
 
중간에 얘들이 돈이 떨어져서 곤궁해집니다. 그런데 친구집을 진전하며 숙식을 해결하는 그들이나...(오늘은 이집, 내일은 저 친구집....)전쟁 나가는데 장비 갖추느라 각자의 방식으로 빌빌거리는 - 이렇게밖에 표현할 수 없어요!! -  네명은 참으로 깼습니다.-_-;;;(아토스는 한 발짝도 나가지 않고 제자리에서 장비를 갖추긴 했지만, 무슨 배짱인지.)

그 때 기사는 자기 장비를 자기가 갖추어야 했고, 칼 하나 못 사는 가난한 기사들도 많았다는 이야기는 유럽사 읽으면서 알았는데, 이렇게 실제로 보니까 또 다르더라고요. 이건 뭐 거지도 아주 상거지;;;


그래서 제 마음이 간 곳은, 악역인 줄 알았던 밀라디. 언니!!!! 언니!!! 이 언니 좀 멋있습니다. 진짜 악독한 여자인데, 무슨 수를 쓰건 자기가 원하는 것을 이루어내고 말아요. 뭐든 자기 손에 넣고 가지고 놀고, 남자 마음대로 되지 않는 진짜 당당하고 강한 여자. 그래서 마녀 소리를 듣는 걸까요. 명연기로 자기를 지키던 장교를 구워삶는 모습은, 너무 리얼하고 교묘해서 소름이 끼칩니다. 나쁜 여자 맞는데 마음에 들어요. 다른 놈들이 너무 찌질해서일지도.

그런 의미에서 리슐리외 추기경 아저씨도 겁나 멋있어요!!! 중후한 중년의 매력이 흘러넘치는 게, 악역이라도 좋아ㅠㅠ저 찌질한 놈들 말고 이 아저씨 편 하고 싶었어요.....




그들의 행적 또한 조국을 구하기 위해! 라는 대의명분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달타냥이 영국으로 갔던 것은 대의명분 따위와 관련있는 것이 아닌 사랑하는 보나시외 부인을 위해서였어요. (그런데 사랑한다면 상대에게 남편이나 아내가 있느냐, 없느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이 분위기는 뭐란 말입니까!!)  프랑스는 두 갈래로 갈라져 있었고, 그들은 우연히 국왕 편에 서서 [내 편]을 위해 싸운 이들일 뿐, 리슐리외도 결코 이들과 다르지 않았어요. 선과 악이 아닌, 1과 2. 우리 편이 정의의 편이 아니었어.


이게 아이들이 볼 수 없는 진실일지도 모르죠. 위대한 영웅이나, 한 점 티끌이나 그늘도 비칠 수 없는 순수한 우정은 동화 속에나 어울리니까요. 아니면 잘 박제해서 박물관에 전시하거나. 

고결하고 순결하지만은 않은 그들, 영웅적이지도 않고 완벽한 인간도 아닌 그들, 때로는 타협하고, 때로는 비열하고, 때로는 정의 같은 것도 내다버리고 때로는 구차하기 그지없는, 그저 자신의 욕망을 위해 발버둥치는 수많은 인간들이 뒤섞여 흙탕물 속에서 자신의 삶을 움켜쥐려고 헐떡이고 있었어요. 모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삶과 자신이 원하는 것. 달타냥은 결코 순수한 의도만으로 삼총사와 친구가 된 것이 아니었고, 그들과 친해지고 소중히 여기게 된 이후에도 그들을 이따금 질투하며, 적당히 이용하기도 하고, 가끔은 내심 비웃거나 놀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서로를 위해 목숨을 걸었습니다.


이건 무슨 우정일까요. 본래 우정이라는 것이 이렇게 복잡모호한 일일지도 몰라요.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충실하고, 고결하지는 않지만 소중한 것이죠. 순수하지만은 않아도 차차 서로를 인정해가고 서로를 아끼게 되죠. 그런데 그것도 절대적일 순 없어요. 영원하지도 않지요. 그렇지만 그들의 우정이 가짜였을까. 그래도 한때는, 순간적인 치기로라도 - 서로를 위해 목숨을 걸었던 순간이 있었는데.


너무나도 현실적이어서 씁쓸했고, 그래서 즐거웠습니다. 어휴 이 바보들. 가난뱅이 멍청이들. 찌질이들. 악당들!!! 구박하고 답답해하고, 비웃었는데 책을 덮는 순간에는 그들의 헤어짐이 안타까웠어요. 신기한게, 얘네들, 읽다보면 정듭니다. 세상에, 이 장점이라고는 없어보이는 찌질 결정판 달타냥과 삼총사가 귀여워 보이다니.  내가 나를 모르겠네요.

간만의 서평입니다. 쓰다보니 또 기네요?! 공부하기 싫은 현실도피라고 해 둘까요.

여기까지 읽어주신 님 고맙습니다>_<//



by 아나로즈 | 2009/09/07 00:24 | 경험의 기록 | 트랙백 | 덧글(9)
아이쉐도-2



뭔가 화려하게 수식하고 있는데 읽으면 뭔뜻인지 모르겠는 묘사 싫어하는데 말이죠...orz

뭐랄까, 있어보이려고 애쓰는 것 같아 보여서, 

그런데....손 가는대로 쓰다 보니 이 무슨 의미불명 중2병....



누르면 열리죠
by 아나로즈 | 2009/08/28 15:56 | 토막글 | 트랙백 | 덧글(0)
아이쉐도-1


장편 아님. 머릿속의 스토리는 장편을 넘어 멀리 가지만ㅠㅠ 시간이 없어요.

그래서 쓰고 싶은것만 씁니다. 후.

제대로 1편 2편 올리기엔 부끄러운, 낙서용 토막글. 번호 순대로 글순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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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로즈 | 2009/08/28 00:08 | 토막글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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